독서력

'정의란 무엇인가'로 보는 마이클 샌델의 정치 철학

돈생휴미 2025. 6. 2. 20:45
정치란 결국, 옳고 그름에 대한 선택입니다
마이클 샌델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철학이 정치에 필요한 이유



"정치란 무엇인가?"


이 단순한 질문에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통해 답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이 책은 단순한 ‘정치 교양서’가 아닙니다.


샌델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환해 정치의 목적은 시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의(justice)는 단순한 절차나 제도가 아니라, 삶의 방향성에 관한 윤리적 질문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 주장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떤 오래된 철학 전통을 다시 꺼내듭니다.

윤리 없는 정치, 그게 가능할까요?

오늘날 우리는 정치를 주로 ‘제도’, ‘권력’, ‘정당’의 관점에서 이해합니다.


하지만 고대 철학자들은 정치를 ‘좋은 삶’을 위한 집단적 틀로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정치와 윤리는 본래 하나였습니다.


샌델은 이 고전적 관점을 현대적으로 되살립니다.

 

그는 미국의 공화주의 전통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정치철학을 연결 지으며, 정치란 본래 시민이 공동선을 향해 사는 방식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상적인 정치 형태로 말했던 ‘혼합정(mixed regime)’에 주목합니다.


다수의 이해와 소수의 덕성을 조화롭게 구성한 이 체제는, 단순한 권력 분점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윤리적 삶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제안됩니다.

 

철학자들의 질문은 늘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샌델의 정치철학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닙니다.


그 뿌리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플라톤의 『국가』는 정의로운 사람과 정의로운 국가가 같은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고르기아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당대 소피스트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며, ‘힘 있는 자의 정의’가 아닌 보편적 윤리로서의 정의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을 현실의 정치 체제로 구체화하려 했죠.

윤리와 정치가 하나로 묶여 있는 이 전통은,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자 도덕적 존재로 바라봤던 철학자들의 관점을 잘 보여줍니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

지금 우리는 ‘정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 담겨야 할 윤리적 질문을 놓치고 있습니다.

정책이 옳은가? 제도가 공정한가?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삶을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가?”

샌델이, 그리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던졌던 그 질문을 지금 이 시대의 우리가 다시 꺼내들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정치는 결국, 옳고 그름에 대한 공동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 정치와 윤리는 원래 하나였다.
- 샌델은 고대 철학의 전통을 현대 정치철학에 복원했다.
- 정의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선,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다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