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생기면 책을 사겠다”는 말은 요즘 시대엔 그다지 감흥이 없을 수도 있다. 책이 아무리 비싸봐야 얼마나 하나. 2만 원 남짓. 배달 한 끼, 카페 두 번 안 가면 충분히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처음 내 블로그 타이틀은 '돈이 생기면 책을 산다'였다.하지만 곧 '돈이 생기면 보이는 것들'로 바꿨다.왠지 책을 산다는 말이 정상적인 한국 사람의 소비 취향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돈이 생기면 주식을 산다, 혹은 부동산을 산다는 말이 더 있어 보이고, 더 계산적이며, 더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가. 그런데 르네상스 시대에 정말 돈이 생기면 책을 사는 사람이 있었다."나는 내 모든 관심을 그리스어에 돌렸습니다. 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리스 작가들의 책을 사는 것입니다. 그 후에 나는 옷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