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응시 9

AI도 작가인가? 미국 법원이 판결한 공정 이용이란?

AI는 책을 훔친 걸까? 미국 법원의 놀라운 판결AI가 책을 읽는 건 괜찮다. 하지만 몰래 복사해 쌓아두는 건 아니다.2025년 6월, 미국 법원이 AI 학습과 저작권 문제에 대해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AI와 창작의 경계를 고민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법적 분쟁이 아니라 미래 콘텐츠 생산 방식에 대한 방향타가 된다.사건의 개요: 앤스로픽 vs 저작권자들클로드(Claude)를 만든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은 AI를 훈련시키기 위해 책 수백만 권을 읽혔다. 이에 일부 작가들이 “우리 책을 허락 없이 쓰지 마라”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원은 앤스로픽의 행동이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판결 요지: AI도 공부할 수 있다법원의 핵..

사소한 응시 2025.06.26

말레피센트에서 크루엘라까지, 디즈니는 왜 빌런에 주목했나

디즈니는 왜 빌런을 주인공으로 삼았을까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새롭게 해석한 실사 영화 《말레피센트》는 기존의 공주-왕자 서사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마녀 말레피센트를 중심 인물로 내세운 실험적 작품이었습니다.무엇보다 안젤리나 졸리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말레피센트라는 캐릭터의 입체성이 맞물리며, 영화는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는데요.이후 디즈니는 이 성공을 이어가듯, 《101마리 달마시안》의 빌런 '크루엘라 드 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크루엘라》를 선보입니다.크루엘라 역의 엠마 스톤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더 현대적이고 도발적인 크루엘라를 창조해냈습니다. 원작을 넘는 재창조, 그 자체였습니다.빌런, 새로운 서사의 주인공이 되다디즈니 고전의 특징은 분명했습니다. ..

사소한 응시 2025.06.16

내가 사랑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미지의 서울'의 포스트모던 로맨스

드라마 '미지의 서울' 5화에서 남주 이호수는 서로 역할이 바뀐 쌍둥이 자매 유미래와 유미지 사이에서 자기가 누굴 좋아하는지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이에 대해 로펌에서 호수의 담당 비서였던 황지수는 "기괴하다"는 말을 하는데요, 얼굴은 흥미롭다는 표정이네요^^ 유미지가 유미래인 척 하는 걸 모르는 입장에서 "어릴 때 못 이룬 첫사랑을 쌍둥이하고 푼다"는 착각이나 오해를 하게 됩니다. 기괴하다는 건 그런 도덕적 불편함이나 사회적 규범의 위반을 표현한 말이지만 복잡한 감정의 움직임과 정체성의 교란 현상에서 인간 심리의 다층성을 느끼기에 흥미로울 수 밖에요.'미지의 서울'의 핵심 장치는 쌍둥이의 신분 교체입니다. 이 장치는 단순한 이야기 트릭이 아니라 작가는 시청자에게 사랑의 본질, 나아가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

사소한 응시 2025.06.11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너 그거 자의식 과잉이야" 그 뜻은?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3화에서쌍둥이 자매 중 동생 유미지가 언니 유미래인 척 연기하는 것을 남주 이호수가 그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너 유미지지?""아니, 내가 유미지냐니 그게 무슨 소리지? 왜 그렇게 생각해?"이후 이어지는 대화에서 미지는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이렇게 말하죠. "이런 게 자의식 과잉이라는 거야. 내가 유미지라니, 너 진짜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이 한마디로 호수는 잠시 멈칫하게 되고 미지는 ‘자의식 과잉’이라는 단어로 위기를 벗어납니다.드라마 속 '자의식 과잉'의 의미이 장면에서 미지가 말하는 자의식 과잉은 원래의 뜻과는 뉘앙스가 다른데요. 그녀는 상대가 스스로를 너무 잘 안다고 착각하고, 그 판단을 남에게 강요하는 태도를 비꼬는 의미로 씁니다. 즉, “너 지금 나를 안다..

사소한 응시 2025.06.09

영화 '하이파이브' 리뷰: 장기 이식, 초능력 그리고 인간의 오컬트적 오랜 믿음

영화 '하이파이브': 장기 이식, 초능력 그리고 인간의 오랜 믿음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는 의문의 장기 기증자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얻은 다섯 명의 인물들이 펼치는 유쾌한 코믹 액션 판타지 영화입니다. 단순히 히어로물의 재미를 넘어, 인간의 오랜 믿음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지점들을 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딱 제 취향의 영화를 봤어요. 개봉하자마자 '미션임파서블'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라니. 예고편만 보고 너무 재밌을 거 같아 바로 보러 갔습니다.'하이파이브'의 기본 정보와 매력'하이파이브'는 2025년 5월 30일 개봉한 한국 영화로, '과속스캔들', '써니' 등으로 흥행을 이끌었던 강형철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입니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등 개성 강한 배우들..

사소한 응시 2025.06.07

처치곤란 오이 활용법, 시원한 오이냉국 레시피

오이는 냉장고에 오래 쟁여두기 힘들죠. 냉장고 구석에서 물렁해지거나 쭈글쭈글해져 버리기 십상입니다. 애매하게 한두개 남은 처치곤란한 오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여름이니까 시원한 오이냉국이 좋겠죠! 오이냉국 레시피 중에 가장 쉬운 것은 시판용 냉면육수에 오이를 채썰어 넣으면 끝. 밥이랑 먹어도 좋고 또 다음날 소면이나 냉면 사리를 삶아 말아 먹어도 좋아요. 이렇게 먹으면 어느새 오이 순삭 가능합니다. 참 쉽죠~ 그런데 냉면육수가 없다면 어떻게 하죠? 레시피대로 만들면 되겠죠! 가장 쉬운 오이냉국 레시피오이 1개 물 500ml 식초 3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국간장 1/2작은술 (또는 생략 가능) 다진 마늘 1/2작은술 통깨 약간 얼음 약간 선택 재료: 양파채, 실파, 고추, 다시마 우린 ..

사소한 응시 2025.06.05

사랑과 꿈, 닿을 수 없는 평행선 위에서 -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리뷰

영화 정보와 줄거리제목: 감독: 미키 타카히로원작: 프랑스 영화 주요 출연: 나카지마 켄토 - 리쿠 역 (성공한 작가이자 또 다른 세계의 평범한 직장인)미레이 - 미나미 역 (리쿠의 아내 / 평행세계에선 인기 가수) 는 2019년 프랑스 로맨스 영화 러브앳(Love at Second Sight)의 리메이크작입니다. 두 작품은 같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감정 표현 방식과 연출 스타일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프랑스 원작은 이성적이고 직설적인 접근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며, 일본 리메이크는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감성적이고 섬세한 접근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전달합니다. 두 작품 모두 사랑과 선택, 그리고 운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만, 표현 방식과 감정의 결은 다르게 전개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각 문화의..

사소한 응시 2025.05.25

불고기를 숙주 삼아 주인 행세하는 숙주 산더미

봄비가 내려 시간이 느려진 주말에, 북한산 자락의 한 음식점에서 경매 회원들을 만났다. 반가운 얼굴들, 서로의 근황을 묻고 메뉴를 고르는데, 비 오는 날 막국수집에서 모이다니, 참 난감했다. 날씨를 예상하지 못한 게 실수라면 실수. 제법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음식이 땡기는 게 인지상정. 우린 막국수와 함께 먹을 불고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짜자잔~ 불고기 등장~ 푸짐해 보이는 비주얼에 처음엔 와~ 하다가 머릿 속엔 물음표. 보통은 산더미처럼 쌓여야 할 불고기 대신, 숙주 더미가 쌓인 걸 보고 인지부조화가 생겼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 불고기를 숙주 삼아 주인 행세를 하는 숙주가 낯설다. 더구나 문제는 숙주를 불고기와 섞으면서 불판을 벗어나 사방으로 튄다는 것. 유행하는 대로 불고기를 산더미처럼 쌓으면 좋..

사소한 응시 2025.05.23

그림은 거들 뿐, 시와 그림이 만나는 조선의 봄 풍경, 김홍도의 세마도 읽기

돌담 너머, 작은 쪽문을 나서면 연못이 있다.아마도 그곳은 주인만이 아는 작은 쉼터일 것이다. 문밖의 연못물에 발을 담근 말 한 마리.등을 쓸어주는 주인의 손길이 고요하고 다정하다.말은 온몸을 맡기고, 사람은 마음을 풀어놓는다. 버드나무 가지는 바람에 너울거리고,그 아래로 봄빛이 번지듯 퍼진다. 이 한가로운 풍경을 두고 김홍도는당나라 시인 한굉의 시구를 큼직하게 써 넣었다. 문밖 푸른 못물로 봄날의 말을 씻기고누대 앞 붉은 촛불로 밤의 손님을 맞는다.시가 등장하는 순간, 이 그림은 달라진다.그림은 공간을 담지만, 시는 시간을 불러온다.낮에는 정갈하게 말을 씻기고,밤에는 초를 켜고 손님을 맞는다.한 줄의 시로 하루가 완성된다. 봄날의 여유, 절제된 사치, 조용한 환대가짧은 붓질 몇 번 안에 고스란히 담..

사소한 응시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