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실전 노트

거울 속 도쿄, 지금의 서울 - 민간부채로 본 한일 자산 거품 비교

돈생휴미 2025. 6. 10. 06:07

1989년 도쿄의 거울 앞에 선 2025년 서울

30년 전 도쿄의 모습이 지금의 서울과 겹쳐 보입니다. 거품, 부채, 과열, 그리고 조정의 흐름까지. 일본은 거울 속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 뒤로 20년 가까이 길을 잃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요?


한국의 민간부채, 정말 위험한가?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민간부채가 GDP 대비 207.4%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1990년 일본의 버블 붕괴 직전 수치(214%)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언론은 위기라고 말하지만, 단순한 숫자 비교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부채의 구조와 맥락입니다.


정부가 만든 유동성 - 책임 없는 성장의 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저금리와 재정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했습니다. 특히 2020년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자산시장 과열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습니다.

* 기준금리 0.5%까지 인하 (2020년)
* 긴급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대출, 특례보증 확대
* 유동성 공급은 실물경제보다 자산시장으로 먼저 흘러들어감

그 결과:

* 시중 유동성(M2)은 2023년 4000조 원 돌파
*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가격 급등
* 실물보다 금융자산이 먼저 회복되며 자산 양극화 심화

정부는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때때로 추격매수 심리를 방치하거나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풀면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은, 결국 국가 주도 레버리지를 키운 셈입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돈이 나 대신 일하게 만들어야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말들. 2020년대 초반, 한국은 초저금리와 급등하는 집값 속에 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 산다는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 신용대출로 주식 매수, 카드론으로 생활비를 버티는 일이 흔해졌죠.

그 결과:

* 가계부채는 GDP의 약 95%
*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는 186%
* 변동금리 비중 약 70%
* 가계 자산의 64%가 부동산에 집중

이제 '부채'라는 말 대신 '레버리지'가 미덕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도쿄의 그때와 서울의 지금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은 엔고 충격에 대응해 금리를 낮췄고,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으로 몰렸습니다. 도쿄 황궁의 땅값은 미국 전역의 농지를 웃돌았고, 시내 땅값은 평당 1억 엔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 금리를 6%까지 인상하자 거품은 붕괴됐습니다.

니케이지수는 4년간 3배 → 1년 만에 반토막
부동산 가격은 10년 이상 하락세

일본은 그렇게 "잃어버린 10년", 실상은 20년의 장기침체에 들어섰습니다.


빚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이동할 뿐이다

일본은 당시 기업이 과도하게 부채를 졌고, 정부가 나서 이를 떠안았습니다. 반면 한국은 가계가 빚을 졌고, 지금은 비은행권(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 등)이 그 짐을 안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누구일까요?

은행?
정부?
결국 국민?

지금도 부동산 PF 부실, 다중채무, 깡통전세 문제는 미뤄지고만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항목 한국 (2023~2025) 일본 (1990년 전후)
부채 구조 가계 중심 기업 중심
대출 성격 변동금리 위주, 비은행 노출 고정금리 위주, 은행 중심
자산 편중 부동산 64% 부동산·주식 동시 거품
인구 구조 초고령화 초기 단계 고령화 시작 단계
정책 여력 금리·재정 여지 일부 존재 금리 급등 후 정책 여력 고갈

 

요점: 구조는 유사하지만, 한국은 '가계'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더 취약합니다.


디레버리징 시나리오: 부채를 줄이는 세 갈래 길

시나리오 1: 연착륙 - 기회는 지금

* 부동산 가격이 서서히 조정되고, 가계 소득이 점차 늘어나며, 물가와 금리가 안정되는 이상적 시나리오입니다.
* 이 경우 가계와 기업은 자발적으로 부채를 줄이고, 금융기관도 손실을 통제하며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 단,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생산성 향상, 정책 일관성, 노동시장 유연화, 내수 기반 강화.
*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지금부터 구조개혁에 착수해야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 2: 하드랜딩 - 부채 위기의 도미노

* 경기 침체, 급격한 금리 인상, 또는 부동산 급락이 촉매가 되어 많은 가계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깡통전세 → 보증금 미반환 → 경매 급증 → 대출 부실 → 건설사 부도 → 고용 쇼크라는 연쇄 부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정부는 유동성 공급, 배드뱅크 설립, 다중채무자 구제 프로그램 등으로 방어해야 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위기는 되풀이됩니다.

시나리오 3: 장기 정체 - 조용한 침체의 일상화

* 금융위기나 부동산 폭락 없이, 고금리와 고부채 상태가 장기화되며 소비와 투자가 점차 위축되는 시나리오입니다.
* 표면적으로는 경제가 유지되는 듯하지만, 실질 성장률은 멈추고, 청년과 고령층 모두 미래를 잃게 됩니다.
* '현금만 들고 있는 가계', '위축된 기업 투자', '미뤄지는 정책'이 징후이며, 일본이 빠졌던 디플레이션의 늪이 눈앞입니다.